만인사제직에 대한 올바른 정립은 물론 평신도와 목회자의 차별을 두지 않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됨을 통한 적극적인 패러다임의 수용을 통해 기독교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홍주민 소장)가 12월 18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개신교와 만인사제직’이라는 주제로 제1회 디아코니아 포럼을 개최한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변화하는 다원주의 속에 교회가 전환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 강사로는 김주한 교수(성공회대), 류장현 교수(한신대), 허우정 교수(실천신학대학원), 홍주민 교수(디아코니아연구소장)가 나서 ‘루터신학의 공공성의 가치-만인사제론의 신학적 근거’, ‘평신도 운동의 신학적 고찰’, ‘칼빈의 4직분론과 만인사제론’, ‘디아코니아 운동과 만인 사제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김주한 교수는 “루터의 만인사제직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따라서 만인사제직은 교회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세상질서의 모든 차원을 포함하고 있다”며 “교회영역과 세상질서간의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력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교회와 성도들은 각각의 역할과 기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루터의 만인사제직은 그리스도인들의 윤리적 행동의 이중 본질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경건은 물론 공동의 선의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이웃에 대한 적극적인 사랑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루터의 만인사제직의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그가 세상을 기독교 신앙의 영역으로부터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평신도 운동의 신학적 고찰’을 발제한 류장현 교수는 “21세기 다원화된 사회에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위임받은 하나님의 나라의 사역을 실현하기 위하여 평신도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그것은 성직자 중심의 제도적 교회를 올바른 교회로 만드는 새로운 종교개혁이며 그것을 통해서 교회의 참된 본질로 돌아가는 교회회복운동이다”고 주장했다.
루 교수는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론을 통해서 신학적으로 정당화되어 온 성직주의, 곧 성직자와 평신도의 신분적 구분을 폐지하고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목회자는 목회와 선교가 자신의 고유한 일이라는 특권 의식을 버려야 하며 평신도는 교회에서 주체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디아코니아 연구소가 기독교 회관에서 연 ‘한국개신교와 만인사제직’ 포럼 발제에 나선 홍 교수는 “개신교는 태동부터 유럽의 사회적 국가 형성에 있어 디아코니아라는 개신교적인 사회실천을 강화해 왔다”며 “교회는 이런 전통을 회복하고 신학적 자리매김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홍주민 교수는 성서적, 종교개혁적 입장에서 개신교의 정체성인 만인사제직은 무엇이며 그것이 한국사회에 왜 필요한지 설명했다. 또 그는 독일의 디아코니아 운동을 소개하며 “디아코니아 운동이 한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지금의 한국사회는 ‘사회복지국가라는 제3의 사회적 패러다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흐름 속에서 한국교회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받으면서 ‘기독교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수용, 실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만인사제론에 의거한 디아코니아 운동의 부흥과 신학적 고찰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