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는 모든 방면에서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그 만큼 사람들의 기호가 다변화되고 고급화 되어간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시대의 조류에 따라 교회의 이름도 "아름다운 교회, 순적한 교회, 행복의 교회, 푸른 초장 교회" 등 ∼의 교회, ∼한 교회 등의 이름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이름의 부드러움과 친화력에는 감히 누가 입을 댈 수가 있겠는가마는 이들 교회 이름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편협성을 생각하면 한번쯤은 짚어 볼만한 사안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성경은 말씀하신다. 몸이라면 모든 지체가 다 연합되어 있는 유기적인 존재이다. 그 안에 머리, 손, 발, 오장 육부, 머리카락, 발톱 등 모든 지체를 다 포함하고 있는 것이 몸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머리이신 그리스도에 붙어있는 모든 지체들의 합성체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속성을 표현하는 기관이 바로 지상교회가 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대량 파일로서 그 안에 이미 하나님의 모든 경륜과 속성과 권세와 영광이 다 들어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전부를 표현해야 하는 그리스도의 편지이다.

　앞에서 거론한 아름다운, 순적한, 행복한, 푸른 초장 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미세한 일부분을 드러내는 표현 일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전체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미흡한 용어들인 것이다. 예를 들면 손발의 몸입니다. 눈이 제대로 붙은 몸입니다. 또는 내 차는 엔진의 자동차입니다. 트렌스미션의 자동차입니다. 만약 제가 이런 말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 나이에 최현배 선생님도 모르세요" 한고 핀잔을 주고 말 것이다. 백화점이라면 모든 상품을 총망라해야 그 이름값을 할 것이다. 그런데 옷가게가 있는 백화점, 귀금속의 백화점 등으로 만약 선전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한국에서는 교회 이름을 아름답고 부드러운 느낌만 생각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지극히 일부분만을 형용하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음은 매우 유감스럽다. 신학적으로 교회는 가시적인 지상교회와 불가시적인 천상교회가 있다. 비록 셋집에서 출발하든지 웅장하게 지은 건물을 예배당으로 사용하든지 이 땅의 교회는 진리를 통해 우주적인 천상교회와 연합되어 있는 어마어마한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지니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이다. 그럼에도 교회 이름을 예수님의 손 교회, 예수님의 다리 교회라고 짓는다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다른 성경도 교회의 중요성을 말씀하고 있지만 특히 에베소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너무나도 풍성하게 말씀하고 있다.

　엡2:20-22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엡4:14-16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치 않게 하려 함이라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찌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이 말씀 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형용사를 다 동원해도 표현할 길이 없는 풍성, 영광, 능력, 아름다움, 인격 등이 총체적으로 다 들어있다. 유황 불못에서 영원히 탈 쓰레기를 제외하고는 하나님의 모든 은혜, 축복, 아름다움이 다 들어있다. 이를 세상에 표현해 내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그러므로 교회 이름은 앞에 붙는 수식어에 특색을 넣으려고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몸이신 교회를 표현하는데 강조점을 두는 것이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교회 이름은 한 단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것을 집약할 수 없다면 초기 한국 교회처럼 지역명을 앞에 넣어서 ○○교회, ○○교회 등으로 그 이름을 짓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