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바빴습니다.

이사를 했고, 수능을 끝냈고, 수시입학 논술을 이제 막 마무리 하고...오늘은 모처럼만에 여유있는 일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업 중에 어느 학생으로부터 예쁜 목도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마음에 꼭 드는...^^

사실은 며칠 전에 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가르치기가 거의 10년인데... 처음으로 학부모와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 전화로 두 번 정도 언성을 높이는 대화가 오가고...
학부모 왈, 선생님이 공부만 가르치면 되나요, 인격이 되어야지요 운운, 저는 거기다 맞받아서, 어머님께서는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으십니다 운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면 긴데...발단은 레슨비 때문이었고, 사건이 전개된 것은 00대학 교수라는 그 학부모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10년 레슨에 자기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는 학부모를 처음 만난 저는 당황...황당...상대방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끊어버리는 그 예의없음에 분노...

어쨌든 잠시 후 강의실로 찾아 온 그 학부모와 다시 대화를 하고, 이렇게 찾아 주셨으니 이젠 됐다며 갖고 온 레슨비 봉투를 도로 넣어서 돌려 보내고 난 후에도 이틀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디모데 전서를 추구하는데...저는 이렇게 남과 다투고 비난받을 일만 하니...얼마나 한심한지요.

이 얘기를 가정그룹에서 했더니... 대학에서 교편잡는 한 형제님은 대학 교수들이 원래 못되 먹었다고 하고^^, 또 한 지체는 저의 어떠함을 드러내신 주님을 찬양한다고 그러기에 그냥... 웃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학부모가 아이를 통해서 예쁜 목도리를 보내 왔습니다.
기십만원 레슨비 대신 받은 목도리이니 꽤 비싼 목도리인 셈입니다.^^

주님께
지체들께
부끄럽습니다.

왜 늘 이리 실패만 하는지...

저 요즘 이렇게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