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저녁밥을 우리 식구끼리 먹을 때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이랑 함께 먹는 식사 시간은 즐겁기 짝이 없습니다.

어제는
신구옆에 미현이가 앉았는데...
우리 큰 아이가 미현이를 여간 구박하는게 아닙니다.

뚱뚱해서 넓게 자리 찾이하고 앉아서 신구가 불쌍하게 귀퉁이에 앉게 되었다며..
미현이보고는 자꾸 좁혀 앉으라하고
신구보고는 누나를 밀어내고 넓게 앉아서 먹으라고 권합니다.

미현이가 약간 삐질라 하는듯 하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맛있다는 것을 서로 빼앗아가며 먹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얼굴도 안보이던 미현이가 저녁 먹을 쯤 나타났습니다.

밥먹을 때 서로 물떠오라고 떠밀고 시키고 끝까지 버티고 하는 아이들 속에서 밥을 먹을라치면...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큰아이에게 마실 물 좀 떠오라하자...
큰 아이는 얼른 만만한 누나를 시킵니다.
'누나가 떠와!!'
'야~~ 고삼생이쟈나.. 네가 떠와라!! 응??' 제가 그만 수험생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실수로 고삼이라고 했더니...

'무슨 고삼이여.. 고사지!!' 큰아이가 얼른 제말을 받습니다.

'맞다!! 맞다!! 고사다!! 고사!' 꼭 남의 말을 하는 것처럼...  너무도 맞는말이라면서.. 고사생 미현이가 벌떡 일어나 물을 떠옵니다.

말들도 어쩌면 그렇게 잘하는지..
그리고 맘도 상할만 한데도 어쩌면 그렇게 잘도 받아 넘기는지...

밥먹으며 웃으며 하다보면 저녁식사 시간이 끝나버립니다.

그래도
우리 신구하고 한빛이는 얼마나 말도 잘듣고 착한지 모른답니다!!!!!!!


우리집 저녁식사 풍경 즐겁고 달콤해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