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을 따다가 이를 닦다가 속 부분을 먹다가 잇몸을 드러내고 껍질로는 또 이를 닦았습니다. 유난히 이가 하얗고 잘 생긴 키위 선생님이 일러 준 방법을 기억하고 따라하느라고요.^^
레몬으로 이를 닦으며 이가 하얗게 된대요. 제 이를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


겨울 내내 가든에 달여 있는 레몬은 참 다양하게 쓰입니다. 이 곳 사람들은 감기가 온다 싶으면 약을 찿기 보다는 잘 익은 노오란 레몬 하나  짜서 꿀을 섞어 따끈하게 즐겨 마신답니다.


버섯을 볶다가도 고기를 굽다가도 가든에 나가 레몬 하나 따다가 꾹 짜서 썩썩.. 수도물 받아서 레몬 한 조각 띄우면 향긋한 레몬 냉수가 되어 식탁에 올려지고요,  솜씨 좋은 사람들은 쨈을 만들기도, 쥬스를 만들기도, 케익을 만들기까지 하더군요. 한 날은 옆 집에 사는 할아버지가 부르기에 갔더니 직접 만든 레몬쨈을 이름까지 붙여 한 통 주시더군요. 20년째 혼자 사는 할아버지의 티 하나 없이 말끔하게 정돈된 살림살이에 자주 놀랐지만 직접 쨈까지 만드는 솜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우리네 시골집의 감나무마냥 집집마다 왠만하면 한 그루씩 있는 레몬나무!
짙은 연두색 잔디밭에 노오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서 세찬 겨울비를 맞아 가며 봄이 지나도록 예쁘게 가든을 장식하는 레몬나무!


오늘 오후엔 앞 집에 사는 키위 아줌마에게 "레몬 필요하세요? 마음껏 따가세요, 필요하면 멘돌린(귤종류)도 따 가세요. 울타리를 넘어 오세요. come on!" - 인심을 좀 썼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복숭아 나무를 바라보니 작은 움이 돋고 있네요. 봄 봄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건너집 목련꽃도 송이 송이 맺혀고요. 앙상하던 무궁화 가지에도 푸른기가 오르고 있습니다. 잔디밭에 조그만 하얀꽃들도 피기 시작했고요.


중고로 구입한 쓰레기통이 덜렁거려 불편하지만 조금만 고개 들어 창가를 바라보면, 늘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이 코 앞에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오늘따라 그런 느낌이 더 찐~하게 느껴져 레몬나무가 있는 우리집 작은 가든을 이 곳에 가져와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