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빗 속에서 테니스 공을 치고 있었습니다. 맑은 날만 기다리다간 간간이 배우는 자세를 잃어 버릴 것 같고, 동네 공원에 있는 작은 연습장은 늘 경쟁자 많아서 저에겐 날씨가 흐려서 사람이 뜸한 때가 찬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습장 옆 잔듸밭 사이로 난 작은 길엔 지나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백인 마오리 동남아 아시아인 .. 아이들 어른들 노인들..
그런데 오늘은 유독 자꾸 눈길이 가는 노인 한 쌍이 있었습니다. 하얀 머리와 주름진 얼굴은 분명 노인들인데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할아버지는 할머니 손등에 입 마추기까지 하면서..^^) 어찌 그리 다정하고 좋아 보이는지....
그러는 모습을 또 힐끗 보는 사이 내가 친 공은 벽 뒤 높은 대나무 위에 날름 앉아 버렸습니다. 그래도 또 힐끗..^^
중년만 접어 들어도 남들 앞에서 손 잡고 다정하게 하다간 도리어 상스럽다 말 듣기 쉬운 우리 문화에 익숙한 저는 아직도 이런 모습들을 신기하게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한번은 온천에 갔다가 뜨거운 물 속에서 뜨거운 포옹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니 제 옆에 있던 아이가 "엄마 그렇게 쳐다 보지 마세요. 그건 실례예요." - 확실히 아이들은 모든 면에 적응이 빠른가 봅니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주차시키니 나무 가지 사이로 새들이 또 다정하게 노니는 모습이 있습니다. 앵무새, 검은새, 참새.. 시동을 끄고 편안한 자세로 한들거리는 나무와 새들의 어울림을 한참 감상했습니다. 하얗고 빨갛고 푸른 색의 정말 예쁜 천연산 앵무새가 우리 옆집 큰 나무에 한 무리를 지어 살고 있어 저는 수시로 그들의 지저귐을 세밀하게 즐길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공원을 가도, 해변을 가도, 길가 어느 곳에서도 심지어 쇼핑몰에서 까지도 짝을 이룬 모습들은 다들 다정다감해 보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혼율은 그리 높은지???!!!! 아이말에 의하면 자기반 남자 아이들(동양인 제외) 모두가 새 아빠 내지는 홀엄마와 살고 있다니 이 곳의 결손가정의 정도를 알 수 있겠지요.
너무 자유분방한 사고 때문인지?.. 정부가 이혼녀와 그 자녀에게 주는 수당이 너무 넉넉해서인지?.. 다투며 구차하게 사느니 적당한 선에서 헤어지는 그들의 현명함 때문인지?..
겉으로 보기엔 분명 조용하고 소박하고 순수하기까지 한데 이혼하는 가정은 America 수준에 뒤지지 않으니 그들의 관념을 완전 이해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입니다.
푸른 초장에 양떼가 노니는 이 평화스런 땅에서도 기우뚱 저우뚱 때론 쿵쾅 거려야 하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예외일 수는 없는 가 봅니다.^^
벽옥
전엔 저의 형제님께 불만이 많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이혼한 친구 둘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저의 형제님에 대한 불만이 몽땅 사라지고... 항상 좋은 것만 누림니다... 제게 주님이 허락하신 가장 좋은 남편이지만... 저는 반대로 정말 누리기만 하는 부족하기 짝이 없는 배필이랍니다.. 표현만이 아닌 내용에서도 주님이 허락하신 사랑으로 견고히 사랑을 나누며 주 안에서 살기를 소망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