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사 왔을 때 입니다. 옆집 아이가 가지고 있는 앵앵거리며 달리는 장난감 차를 우리 아이가 하도 갖고 싶어해서 잠시만 빌리자고 했더니 "이건 비싼거니 빌려 줄 수 없고 아예 팔겠다"는 말에 평소 친절한 것 같더니 어린 녀석이 참 약박하다 싶어 "no"를 했습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났는데 그 자동차를 들고 우리집에 찿아와 10달러에 사면 자기가 건전지도 다시 끼워 주겠다고 흥정을 붙이는 아이를 보며 혹 불량소년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학교에서 반 아이에게 중고 책을 사들고 온 내 아이를 맞이 하였습니다. 누나 생일 선물 준비에 용돈이 필요하니 물건을 사다라고 애걸하길래 샀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자기는 비싸고 재미있는 책을 싸게 사서 "lucky" 했다고 만연의 미소까지 띄며..
아이들이 왜 그러냐고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중고품 사용을 생활화하여 필요치 않은 물건은 언제던지 팔고 남이 쓰던 물건도 전혀 상관치 않고 구입하는 이 곳 사람들의 생활 모습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자라면 이유 없는 용돈을 풍족히 받지 못하는 아이들 나름대로의 생활 모습이기도 하고요.
중학교에 다니는 옆집 아이도 1주일에 신문배달로 받는 9달러(5000원 정도)가 자기 용돈의 전부라며 그 돈으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다 구입하는 알뜰한 소년이었습니다.
이사를 갈 때도 허다하게 'Garage sale'로 필요없게 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또 광고를 보고 알뜰히 중고품을 구입해 가고 합니다. 조금만 낡아지면 버리거나 시골 어른들에게 건네 버리기 일쑤였던 저도 이제 이런 생활을 조금씩 익혀 갑니다.
가게가 모여 있는 곳에는 꼭 몇몇 중고가게가 있으니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가구, 옷, 신발, 생활용품, 심지어 속옷(팬티, 속치마...)까지....
중고가게엔 예외 품목이라는 게 없습니다.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그저 남 주기에도 민망한 물건들을 아무 꺼리낌없이 사고 팔고 합니다.
이런 중고가게에서 거치레적이지 않은 알뜰한 면과 대다수의 많지 않은 개인 수입을 최대한 줄여서 지출하며 사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사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김연진
`Garage salel`을 말씀하시니... 제가 먼저 미국에 오고 한 3개월 후에 식구들이 왔는데 오래 살 것도 아니고 해서 살림을 어떻게 하나 하다가 한 형제님하고 밴을 가지고 `그라지 세일`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래서 중고 쇼파와 식탁과 침대 아래 위것(받침은 없음) 다 포함해서 단 돈 20불에 사가지고 얻어 놓은 아파트에 들여 놓은 적이 있습니다. 지체들이 오면 신문지 깔고 한국서부터 가져온 코펠셋트를 꺼내어 찌게며 밥을 퍼서 대접한 일도 생각나네요. 이럭 저럭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우리가 놓칠 수 없는 한 가지는 그리스도 자신인 것 같습니다.
2005/08/29
생명
형제님 답글 읽고 틀린 단어 고쳤습니다.^^ 빨리 학교 데려다 달라고 졸르는 바람에 제대로 읽지 않고 올렸더니 이곳 저곳 틀린데가 많아 아침부터 부끄럽습니다.(영어도 헷갈리고 한글도 헷갈리고)^^* 형제님 저도 지금 사용하고 있는 쇼파를 지체에게 중고로 구입 했습니다. 정갈치 못하고 푹푹 꺼져 몇 번이나 새 것으로 구입할까 망설였는데 꺼지는 자리 밑에 얻은 놓은 헌옷 잔뜻 쑤셔 넣고 그 위에 하얀 양털 깔아 놓으니 보기에도 괜찮고 편해져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쇼파보다 자주 지체들을 받아 들이는 쇼파가 되었고요. 저도 한국서 가져온 코펠을 지금도 주방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지체들에게 라면도 끓여 주고 적은 국도 끓이며.. 가끔 자신에게 말합니다. 엄경순 여기 와서 많이 사람 되었다. 주님의 은혜로-
2005/08/29
morningstar
오랜만에 들어와보니..재미있는 자매님의글이 많이 올라와 있군요..ㅋㅋ 저도 미국에 잠시 있는동안 가라쥐 세일에 맛을 톡톡히 들였죠..지금도 가끔 그때 샀던 주차장 장난감하면 아이들이 다 기억합니다. 그걸 한국에 갖고 오려했는데..부피가 커서 같은 한국여아에게 주고 왔지요. 한국에 와서도 그때 그 습관으로 중고옷 사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었습니다. 여기와서 아이들보고 대문앞에 장난감 놓고 파는 걸 한 번 해보라고권유했었는데(재미로..) 결국 못하고 말았습니다. 쑥쓰러워해서...그냥 지체자녀들에게 나눠주었는데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사실은 저희가 쓰는 가구중 하나는 중고입니다..서울에도 그런 중고를 파는 데가 가끔 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