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교정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종종 꿈속에서

전 여전히 여고 교우들과 나무의자에 앉아 힘겨운 시험으로 진땀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대개가 답을 몰라 쩔쩔 매는 모습입니다.

어떤 때는 꿈에서 깨어나면서 휴~ 한숨을 쉴 때도 있습니다.

더 이상 그런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서는 물론이고 꿈속에서라도 시험은 정말 치고 싶지 않습니다.

시험은 치는 본인은 물론이고 옆에서 지켜보는 일 또한 힘겹습니다.

중고생의 자녀를 둔 부모가 되고 보니 지난날 극성스럽게만 보이던

학부모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들의 시험이 시작되면 제가 왜 가슴을 죄며 긴장을 하는지?

시험 결과가 좋지 못하면 제가 왜 더 낙담이 되는지?

이런 중압감은 왜 생기는 것인지?

뻔한 답은 지나친 바램, 욕심, 염려 그리고 실망 등등.

지난 화요일은 아이를 태워주면서 또 시험 문제로 아이와 옥신거렸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아이는 어두운 표정으로 체육관을 향하였습니다.

자원봉사로 장애 아동들의 스포츠 활동을 돕는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 아이들을 보면 내 마음이 좀 가벼워질까..

그래서 체육관 실내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언행과 사고가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을 둔 저 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그러나 그러한 헤아림은 잠시 뿐.

이번 주 내내 아이들 시험결과로 기운이 들었다 빠졌다를 반복하면서

용만 쓰는 시험, 어느 시험 못지않게 힘겨운 시험을 쳤습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주님께 돌이키며 하는 기도는..

주님 아이들에 대하여 욕심 부리지 않게 하소서.

아이들에 대하여 참된 시력을 허락하소서.

그리고 진정으로 당신에게 맡길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당신이 지켜 주시고 양육하여 주심에 믿음을 더해주소서.

아이들 문제를 참으로 당신 앞에 내려놓고 싶습니다.

주님, 제 마음을 당신이 주관하여 주소서.

당신 앞에 안식하여 다만 사랑으로 대하게 하소서.

주님 그렇게 하여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