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인지 역사인지 모르지만 역사서에 있는걸 보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가 그냥 신화만은 아니고 엄연한 사실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어릴 때 하도 많이 들어온 이야기지만 오늘날 우리 생활주변에 적용해 볼수 있는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딸 관유에게 온달과 평강공주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평강공주와 온달

온달은 고구려 평강왕(평원제)때 사람인데, 얼굴은 못나고 우스꽝스러웠지만 마음씨는 고왔다. 그는 집이 몹시 가난하여 항상 밥을 빌어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늘상 누더기를 입고 다녀 사람들이 그를 '바보온달'이라 부르며 놀려댔다. 이때 평강왕에게는 어린 딸이 있었는데 어찌나 자주 울던지 평강왕이 공주의 울음을 그치게 할 요량으로 이렇게 말했다.

"네가 너무울어서 항상 내귀를 시끄럽게 하니 너는 커서 사대부의 아내가 되기는 다 틀렸다. 그러니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 가거라"
왕은 공주가 울 때마다 이런 농담을 던지곤 하였다.
어느덧 공주의 나이가 16세가 되어 혼기가 차게 되자 평강왕은 딸을 상부 고씨에게 시집 보내려 하였다. 그러자 공주가 말하기를 "아버님께서 항상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커서 온달에게나 시집 가러라 하셨는데 이제와서 무슨 까닭으로 말씀을 바꾸십니까? 시정의 필부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하물며 대왕꼐서 거짓말을 한대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예로부터 '임금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상부 고씨에게 시집가라 하신 아버님의 말씀이 잘못되었으므로 소녀는 감히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했다.
그러자 평강왕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정령 내말을 듣지 않겠다면 내 딸이라고 할 수 없으니 어찌 같이 살 수 있겠느냐? 그러니 네 마음대로 네 갈길로 가거라"
그러자 공주는 많은 패물을 갖고 홀연히 궁궐을 빠져나와 온달의 집을 찾아갔다. 물어물어 그의 집을 찾아간 공주는 눈먼 노모 앞에 엎드려 절을 하며 아들이 있는 곳을 물었다. 이에 공주의 냄새를 맡은 노모가 말했다.
"내 아들은 가난하고 보잘것없어 그대같이 귀한 이가 가까이할 사람이 못 됩니다. 지금 그대의 몸에서는 향기가 나고 그애의 손은 부드럽기가 솜가 같으니 필시 천하의 귀인인 듯한데 누구의 꼬임에 빠져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까? 내 자식은 굶주림을 참다 못하여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려 산속에 간지 오래인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주가 그 집을 나와 산밑에 이르렀을때 저만치서 느릅나무 껍질을 지고 오는 온달이 보였다. 공주가 그에게 다가가 자기를 아내로 맞아들일 것을 얘기하니 온달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는 어린 여자가 취할 행동이 아니니 그대는 필시 여우나 귀신일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가까이 오지말라!"
그렇게 온달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자 공주는 혼자서 사립문 밖에서 잤다. 그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다시 들어가 모자에게 그간의 자초지종을 얘기하였다. 온달이 우물쭈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의 노모가 말했다.

"내 자식은 비천하여 귀인의 짝이 될수 없고, 우리집은 몹시 가난하여 그대가 거처하기에 적당치 않습니다." 그러자 공주가 말했다. "옛말에 이르기를 '한말의 곡식도 방아를 찣을수 있고, 한자의 베도 꿰맬수 있다'고 하였으니 두 사람이 마음만 맞는다면 빈부귀천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이렇게 두 사람을 설득한 공주는 가지고 온 패물을 팔아 땅이며 집이며 소와 말 등을 사들였다. 온달이 말을 사러 나갈때 공주가 이르기를
" 말을 살때는 반드시 나라에서 쓸모가 없다고 내다 파는 말을 사되, 병들고 수척한 말을 사오십시오." 했다.
온달이 공주의 말대로 말을 골라 오자 공주는 정성껏 말을 돌보고 길러 불과 수개월 만에 몰라보게 살찌고 건장한 말이 되었다. 그 무렵 고구려에서는 언제나 3월 3일을 기하여 낙랑 언덕에 모여 사냥하고 거기에서 잡은 돼지와 사슴으로 하늘과 산천의 신령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날이 되어 평강왕이 사냥을 나가쓴데 여러 신하와 5부의 군사들이 수행하였다. 이때 온달도 자기가 기르던 말을 타고 수행하였는데 항상 남보다 앞장서서 달리고 누구보다 많은 짐승을 잡아서 주위에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 그러자 왕이 친히 그를 부러 이름을 물은 후에 크게 놀라워했다.
이때 후주(북주)의 무제(우문옹)가 군사를 출동시켜 요동을 공격하자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배사들에서 맞아 싸웠다. 그때 온달이 선봉장으로 나가 적군 수십 명의 목을 베니, 군사들이 그 기세를 타고 공격하여 대승하였다. 이 싸움에서 온달이 세운 공이 혁혁하니 왕이 그를 가상히 여겨 만인 앞에서

" 이 사림이 나의 사위다."하고 공표하였다.

또한 사위에 걸맞은 예를 갖추어 그럴 대접하고 작위를 주어 대형으로 삼았다. 이때부터 온달에 대한 왕의 신임이 두터워졌고 온달의 위풍이 더욱 당당해졌다.
평강왕의 뒤를 이어 양강왕(영양제)이 즉위하자 온달은 신라에게 빼앗긴 고구려 땅과 백성들을 되찾아야 한다고 아뢰었다. 신라와의 싸움에 자신을 보내줄 것을 청하자 왕이 이를 허락하였다. 온달은 싸움터로 향하면서 다음과 같은 맹세를 하였다.
"계립현과 죽령 서쪽의 우리 땅을 다시 찾기 전에는 결코 돌아오지 않겠다."
그렇게 길을 떠난 온달은 아단성 밑에서 신라군과 싸우다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 아까운 생을 마쳤는데, 군사들이 그를 장사지내려 하자 영구가 움직이질 않았다. 이에 평강공주가 달려와 관을 어루만지며
"생사가 이미 결정되었으니, 아아. 돌아가소서!" 하자 마침내 영구가 움직였다. 양강왕이 이 소식을 듣고는 매우 비통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