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그릇에 보배를 가졌나니"(고후 4:7)

철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안에 한 가지 사라지지 않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한 번 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소중한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수는 없었다. 주일학교
때부터 착실하게 예배당을 다녔지만,  "주의 회복"을 만나기 전
까진 주님에 대한 주관적인 체험은 거의 없었다. 교파에서
전도부장으로 남산 팔각정에 올라가서 전도지를 돌리기도
했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결혼 전까지 줄기차게 써온 일기장엔 이러한
질문과 탐색과 고민과 의미 있어 보이는 것에 대한 시도 그리고
좌절들이 빼곡히 쓰여있었다.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 분노하여
'위장취업을 통한 투쟁'을 생각하기도 하고, 문학이 길인가하여
책 속에 파 묻히고 온갖 기행을 마다 않던 시절...

실존철학에 몰두하던 시절... 길가에 지쳐 앉아 있는 걸인을
데려다가 면도기로 수염을 깍아 주고 먹을 것을 공급하고...
학교 도서관 앞산, 오산리 순복음 금식기도원 기도굴, 춘천가는
길 삼악산(?) 꼭데기 눈 덮힌 한 켠에서... 무릎 꿇고 그분께
나아가던 방황과 탐색의 시절들... 결국 나는 오랫동안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야 말았다.

사람은 하나님 담는 그릇이며, 하나님을 담아 채울 때만 참
만족이 있음을 알았다. 사람이 영광 받기로 예비된 긍휼의
그릇(롬9:20-23)임을 본 것이다. 주님 자신을 먹고(요6:57), 그
영을 마심(고전12:13)으로 그리스도로 충만되는 것(엡1;23)이
인생의 의미요, 믿음 생활의 목표인 것을 보았다.
지나간 세월은 '빈 그릇의 몸부림'이었다면,
그 후는 '영광을 채우기 위해 씻겨지고 열려 있는 그릇'의
세월이었다.

하나님이신 그분은 사람 안에 들어오시기 위해 사람이 되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생명 주는 영(고전15;45)으로서 내 안에
들어오셨다(요3:6). 나의 썩지 않을 생명(골3:4)이 되신 것이다.
날마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그분의 영광을 바라 볼 때, 그분이 내
안에 자신의 형상을 만드시며(갈4:19), 그분의 영광으로 채우고
계신다(고후3:18). 그분은 그분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완성하실 것이고, 결국 나의 전체를 영광 안으로 이끄실
것이다(히2:9).

'흙으로 만든 빈 그릇'이 돈을 담고, 명예를 담고, 학문을 담고,
자존심을 담고, 오기를 담고, 성경지식을 담고(요5:39-40),
"쓰레기"를 담다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창3:19)이 인생인가?
아니면, 보혈로 씻음 받고, 사람의 영과 혼과 몸에 하나님으로
충만하여 영원한 영광 안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의미인가?
"질그릇"인 사람, 특히 성도들은 공급의 근원이신 '내주하시는
그리스도'를 "보배"로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분을 앙망해야 한다
그래야 고린도 후서 4장 8-18절의 말씀들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