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어 나가다가...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베우라'(마11:29)에 눈이 멎었습니다.


주님이 자신의 멍에를 메라고 하신 것은 자신은 이제 벗어버리겠다는 것이 아니고 함께 지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이 지신 멍에는 무엇일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멍에'(yoke)라는 말을 알아야 합니다.

저 어릴 때 보면 밭을 갈 때 소 어깨에 짊어진 나무가 있습니다.
양 끝에 줄이 드리워져 뒤에서 끄는 쟁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밭가는 사람은 쟁기의 중심과 방향만 잡고 잡아 끄는 힘든 일은
소가 다 합니다. 그러므로 멍에는 밭을 갈아엎는 도구인 쟁기를
끄는 일에 있어서 소와 쟁기를 연결시켜 주는 도구입니다.

논에서 모내기 직전에 써레질을 할 때도 멍에 맨 소를 이용합니다.
다소 힘들어 보이는 작업은 소 두바리를 함께 사용하는데 이 때 사용하는
멍에는 조금 더 길이가 깁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가?
무엇때문에 멍에를 지고 계시는가?
주님의 어깨 위에 언혀져서 수행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뜻이요 그 뜻의 성취입니다.


예전에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 자체가 막연하고
추상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을 건축하는 것이다
(마16:18)이래도 잘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뜻을 알게 해 달라,
주님의 갈망이 나의 갈망이 되게 해달라.
주님의 뜻을 위하여 나의 남은 피 한 방울까지도 헌신한다고
이런 저런 기도를 조금해오면서
어느새 제게도 묵직한 부담이 느껴집니다.

아마 주님이 자신의 멍에를
제게도 조금 걸쳐 놓으신 모양입니다.

옛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 것.
로마서 12:9-21의 실제를 사는 단체적인 한 무리가 산출되는 것.
히브리서 13:1-19의 생활이 성취되는 것.
내가 아니요 그 안에서 그리스도가 사시는 한 무리가 드러나는 것.

더우기 우리 가정 안에서
먼저 이런 실제를 볼 수 있게 되는 것.


이렇게 보니 하나님의 뜻의 성취를 위해
해야 할 목표와 그 실적이 매우 구체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이상하게 시리 이 문제가 절실해 집니다.


한 가지 격려가 되는 말은...

'나의 멍에는 쉽고 나의 짐은 가벼움이라'입니다(마11:30).
왜냐하면 멍에를 우리에게 걸쳐 놓으시긴 했지만
실제로 힘을 쓰는 분은 주님 자신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빈 리어카나 유모차 끌 힘은 있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경륜의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힘은
없습니다.

천연적인 근육이 단단하고
등치가 좋다고 해서 끌 수 있는 수레가 아닙니다.
주님만이 우리 안에서 이것을 하실 수 있고
또 하십니다.


남은 고난을
내 육체에 채운다는
바울이 고백은
그가 주님의 멍에를 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주님이 자신은 벗어 던지고
대신 우리에게만 짐 지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지신 멍에 속으로 우리의 목도 들이 미는 것입니다.
이 어떠한 그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