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약함만 골라서 꼭 닮은 우리 큰 아이...

이 아이가 뭔지 좀 제 맘에 안들때마다..
지금의 우리 아이만 했을 때의 제 자신을 생각하면...
저보단 훨씬 착하고 순종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같은 자에게 넘쳤던 긍휼이
그 아이에겐 더욱 있을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고삼이 되자마자..
지금까지의 모든 태도를 바꿔
갑자기 돌변해...
열심히 공부하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이것저것 진지한 아이를 보니...

불쑥 커버리고
그리고
계산하기에 어리둥절할 만큼 의젓해졌단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를 낳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 엽서를 보냈었습니다.
'나 요즘 어떤 남자와 깊이 사랑에 빠졌어...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아...'

일찍 결혼해 첫아이 해산을 앞둔 제게서 그런 황당한 엽서를 받고
너무 놀란 친구는 엽서를 받자마자 전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둘이서 얼마나 웃었던지...

제가 사랑에 빠졌던 그 남자는 막 낳아 제 팔에 앉고 있던 저의 큰 아이였거든요...

그렇게 그 아이와 사랑에 빠져...
수많은 일들을 함께하고...
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그 아이의 작은 어깨에 두었던지..

그리고는
저의 욕심를 채워주지 않는 아이에게 퍼부었던 수많은 판단의 말들과 정죄와 쏟아내었던 분노들...


언제가 부터
주님이 제게 말씀하십니다.
'너보다 낫다...'

'그렇내요.. 저보다 낫네요..'
'미안하다. 엄마가 화내서..'
'엄만 울 아들 믿어.. 너와 함께하시는 주님으로 인해서..'
'사랑해!! 우리 이쁜 아들..'

이즘에
자꾸만 아이에게 회개할 말이 많고 자백할 말이 많아집니다.

전엔
아이가 제게 잘못한 것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아이에게나 지체들에게나
하도 자백할 일이 많아 자백도 다 못하겠습니다.

그동안 내눈에 눈물도 많이 빼게 했던 아이건만...
저를 힘들게 했던 일이 이상하게 한가지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그저 바라보고 있으면...
흐믓하고
가슴 뻐근히 이쁘고...

고삼 올라오 처음본 모이고사에서 한달간 공부한 덕에 쑥 오른 성적을 제게 알려주며...
사랍대학에 가더라도 장학금타고 다닐테니
등록금 걱정 너무 말라고 저를 되려 격려하는 아이 앞에서...

한편은 너무도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주님께서 이 아이를 젊어서 얻으시기를...
그리하여
인생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