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에 한국에 전화를 했더니 오늘이 초복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풋고추로 밥 먹으면 맛있다고 하니 전화하면서 침이 꿀꺽 꿀꺽 넘어 갔습니다.^^  초여름에 나오는 연한 풋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잖아요. 풋고추에 하얀 쌀밥~ 꿀꺽~*

그런데 여기 오클랜드는 요즘 쉴새 없이 지겹도록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밖에는 지붕에 금이라도 갈 것 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네요.

방방이 난로를 피우고 피아노도 쳐 보고 틈틈이 찬양도 힘껏 불러 보지만 날이면 날마다 계속되는 비는 온 집안과 사람의 감정까지도 축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저녘 일기예보도 이번 주말까지 내내 비라니 "무슨 하늘에 구멍이 났나?  뉴질랜드 겨울 진짜 싫다" 입니다.

이런 날씨엔 가까운 공원도 바닷가도 갈 수 없으니 집안에서 가족들과 오밀조밀 재미있게 지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고 게임하고 그리고 맛있는 것 해먹고 덕분에 체중도 좀 불리고..^^

그래서인지 이 곳 사람들은 정말 즐기기 위해서 악기를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많이 권장하고 있고요.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전 학생에게 한 가지 이상의 악기 연주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이면 학생들끼리 모여 연주회도 가지고요 아주 작은 학교거던요.

학점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을 즐기기 위한 것이니 아이들 스스로 별로 스트레스 없이 배울 수 있는 동기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제 딸아이도 한국에선 그렇게 피아노 치는 것을 싫어하더니 다들 연주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고 이젠 꼭 다시 배우고 싶다고 자원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옆집에선 드럼소리와 팝노래가 더 자주 요란해지고 우리집에선 피아노 기타 찬송가 소리가 빈번하니 우리집 입구쪽에 혼자 살고 있는 시드니할아버지는 아마도 좀 괴롭겠지요. 영국 신사할아버지라 대하면 늘 웃으며 친절하게 인사는 하지만요..^^



한국 여름의 시원한 수박과 매콤한 풋고추를 그리며 이 곳 날씨 타령을 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