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알기엔 내나이 너무 어렸다...
원망과 눈물로 얼룩진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아버지가 쓰신 일기를 보았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 열가지....

하나님,성경,형제,자매...
그리고 아주 뒤에 아이들.... 그리고 거기에 나는 없다 해 놓으신 글을
읽으며 난 아버지가 무서웠지만 참 불쌍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큰오빠가 엄마와 연락이 되었는지...
아빠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밤 오빠는 우리 4명을 불러 놓고, 친구집에들 가있으라고 했다.
곧 찾으러 올테니....

그렇게 짐을 쌌다...잠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가 화가 나서 다 집을 나가라 하신것을 모른채....

수진이 집으로 갔다...
며칠 만 재워 달라고 부탁하고...
전화벨만 울리면 오빤가...언닌가....
얌전히 밥을 먹고 ,밥을 먹으면 설겆이 하니 아줌마가 유미는 너무 착하다 하신다...
자꾸 수진이가 비교 당하니  나에게 짜증을 부렸다..
너희 아빠 언제 출장갔다 오시니?

그렇게 2주일을 보냈나....저녁밥을 먹는데...큰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미야! 언니 광주다....넌 그냥 집에 들어가 있어라...

집으로 혼자 들어가 울고 있는 아버지를 보았다...
그렇게 안고 얼마를 울었을까...

언니에게 전화오면 이리로 오라고 하라시며 적어 주시곤 방을 하나 얻어주셨다.
이제 엄마와 살아라...그렇게 떠나셨다...

너희 엄만 내가 싫어 못돌아 온다시며...

혼자 전학 서류를 들고 또 다른 학교로 갔다...

우린 참 잘 살았었다...
적어도 내 기억엔 .... 엄만 약국을 하고...아버진 교장선생님이셨으니...

엄마가 떠난 뒤 약국은 의료사고로 없어지고, 아버지 학굔 침례교를 떠났단 이유로
그렇게 폐쇄되었다...

내 생일 날이면 어디선가 선물이 왔다...
아빠다...난 알았다...어디선가 우릴 지켜보는 아버지를 느꼈다...
그런 아버지 연락이 끊어졌다...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아니 오빠가 우리끼리 살자고 연락하지 않았다 한다..
그걸 늦게서야 알았다...

큰오빠가 군대를 가게 되었다..
쌀이 떨어져 죽을 끓여 간장에  먹다....오빠가 엄마한테 가자..한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난 엄마가 죽은 줄 알았다....

내나이 12살이 되던해...
광안리 ...어느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간 오빠...
주택 건너방 부엌에서 열심히 호수로 청소하던 한 아주머니를 보았다..

참 우아했었다...우리 엄마...보고싶었던 우리 엄마...살아만 있게 해 달라고 그렇게나 빌었었는데...

엄마다.........
그날 밤 참 많이 울었다...

그런데 다음날로 엄만 떠나셨다....
어느 약국에 취직을 하셨단다...
우리 5남매 먹여 살리셔야 하니 떠나셔야 한단다...
그뒤로 한달 혹은 두달,석달에 한번 엄마를 보았다...
엄마가 사주고 간 쵸코파이가 얼마나 좋던지....
쵸코파이만 보면 난 그때 생각이 난다....

오빤 군대가고 그때부터  큰언니 대학 휴학하고 공장을 다녔다.

궁금했다...
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때가 되면 알게 된다는 엄마의 말이 너무도 싫었다...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난다...

중학교2학년...
미국에 있는 외삼촌이 나를 입양하신다고 했다...
딸이 없어 나를 달라고...

언니 오빠가 모두 말려 엄마와의 헤어짐은 일단 중단되었다...
그래놓곤 지금 자기들은 다 미국으로 떠났다...나만 두고....

중학교3학년...어느 토요일 새벽1시...
갑자기 걸려온 전화....약국은 새벽에 전화가 걸려오면 다들 긴장한다...
또 사곤가.....전화너머 들려온 어느 남자의 목소리....
아버지의 제자란다...

신선생님 지금 부산에 와 계시는데...제발 만나시지요....더이상 혼자 두시면 안됩니다.

주일날 택시를 두대에 나눠 타고 아버지가 계신다는 해운대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작은 오빠와 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

까만 목티에 긴머리...바싹마른...한남자...아버지다!!!!
얼마나 덩치가 좋으셨는데...적어도 내눈에 아버지 최고였다...

그러나 지금 내눈앞에 앉아계신 분은.....
아버지였다....

아~ 민..화...냐?      전.... 유...민데요....
그래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나를 큰언니로 착각하실 정도로....

엄마를 보신 아버지... 왠 자갈치 할매냐....하시곤 그렇게 우리가족은 울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