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해 같은 사람을 놓고 한쪽은 이 사람이 '환자'(분열)임으로 '치료약'(하나되는 길)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라면, 다른 쪽은 그 사람은 '정상'(분열 아님)이다 라고 진단을 내리는 식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그 사람이 과연 환자인지 정상인지를 정리한 후에라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같은 증상에 대해서도 진단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정상'이라 진단할 수도 있고, '정상'은 아니라 할지라도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도 병명을 서로 다르게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단순히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와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현재 분열된 교회의 모습이 "정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교회 문제의 본질까지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 지방에 한 교회여야 한다거나 지방의 범위가 어디까지냐 하는 논쟁들은 부차적인 것이고, 교회가 왜 분열되었는가, 교회의 하나됨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분열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신학과 교파에 따라 나뉘고, 서로 비슷한 신학체계와 사고방식, 집회관습을 갖는 이들끼리 모이는 것은 예수께서 세우고자 하신 정상적인 교회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러한 "분열"의 모습은 명백한 "비정상"이라 생각합니다.

광성교회의 분열은 명백히 "잘못된" 일입니다. 두 파로 갈린 교회의 한쪽에 명백한 죄악이나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양쪽 모두에 잘못이 있을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사랑을 버리고 분열을 택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교회란, 서로 다른 생각과 신학체계와 사상을 가진 이들, 서로 다른 의견과 주장, 혹은 집회 관습을 가진 이들이 모였을지라도 성령의 이끄심 가운데 조화를 유지하고, 사랑으로 "다름"을 받아들이는 교회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방교회에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였으나, 그러한 기대가 무리임을 깨닫고 기대를 거두었습니다. 결국 지방교회 역시 자기와 같은 생각,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는 이들과 하나될 수 있을 뿐 다른 생각,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과 하나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상황이 이러할진대, 한 지방에 한 교회니 두 교회니 하는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방교회 역시 인간의 모임이고, 완전할 수 없으며 부족함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할지라도 "지향"은 분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게시판에 여러가지 물음을 제기했던 것이구요. 제가 이 게시판에서 이러저러한 논쟁을 시도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그 모습 그대로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들과 동일한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신 여러분들의 태도였습니다.

제 논쟁 시도가 교회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져서, 여러분들의 방어본능을 자극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방교회를 공격하려 했던 것이 아니고, 지방교회에 계신 성도 한분 한분께서 "나와 생각이 다른 이를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가"를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물론 제가 무엇을 원했든, 이 게시판에 오시는 분들은 또한 나름대로의 생각과 주관을 가지고 글을 쓰시는 것이니 제가 비판할 까닭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안타깝다는 것이지요.

"상대방이 백기 들고 투항하기 전에는 결코 받아줄 수 없다"는 태도가 모든 분열의 근원은 아닌지, 우리 모두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