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식어진 깡보리밥을 찬 물에 말아서 천천히 한 술씩입에 떠 넣으시고는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드셨습니다.가끔씩 감자를 까서 밥에 섞기도 하지만많은 때 어머니 식사는 시꺼먼 보리밥 뿐이었습니다."그래도 먹어야 기운을 차린다".어릴 때 자주 아파서 방 아랫 묵에 배를 깔고 누워있는 때가 많았습니다.입안이 깔깔해서 어머니가 차려오신 밥상을 한 번 쳐다보고는나 밥 생각없다고 하면 하신 말씀입니다."입맛 없으면 물에 말아서라도 억지로라도 먹어라".추운 겨울에 깡 조밥을 먹을 때도 있었습니다."찬 밥을 먹을 때는 첫 숟갈을 꼭꼭 씹어 먹어야 안 체한다".이것은 아버님이 경험을 통해서 제게 들려주신 지혜입니다.몇 년 전에 한국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아버님이 뇌에 종양이 있어서 도립병원에 입원 중이시라고...검사 결과는 며칠후에 나오는데 뇌암이거나 아니면 그냥 종양이거나 ...그러나 너무 염려 말라고장남이 되어 가지고 이런 상황에서할수 있는 것이 너무나 적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몇 시간 정도의 운전거리인 금식 기도원엘 찾아 두시간 기도하고 한 시간 쉬기를밤이나 낮을 안 가리고 반복했습니다.허기진 상태에서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중노동인지...바위 산을 오르는 다리는 후들거렸고 배는 고프다가 이젠 감각이 없어졌습니다.마지막 날 산 위로 올라 기도대신 찬송을 힘차게 했습니다.어느 순간 ...해방감과 함께 새로운 힘이 안으로부터 솟구쳐 올랐습니다.그야말로 혼자서 부흥회를 했습니다.금식을 그치고 기도원 주방에 늘 준비되어 있는쌀 미음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은 순간,'먹는 다는 것''먹을 것'에 대한 새로운 감회가 온 몸을 감싸고 싸아하게 퍼져나갔습니다.사실요즘 다이어트니 뭐니 하며 여러 방법들이 거론되지만안 먹거나 덜 먹는 것처럼 확실한 다이어트는 없습니다.반대로 살이 좀 붙고 싶은 사람은 잘 먹거나 조금 더 먹어야 합니다.결국 안 먹고, 먹고의 문제입니다.영적인 일도 결국은 마찬가지입니다.얼굴에 버짐이 피고앙앙대고 울거나 칭얼거리는 것은또는 이것도 못 마땅하고 저것도 못 마땅한 것은또는 무슨 일에든 별로 흥미를 못느끼고 시큰퉁 하는 것은또는 마음에는 원이로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은또는 배가 더부룩해서 좋은 음식을 보고도 식욕이 안 당기는 것은평소에 먹는 것이 부실하거나 소화를 못시키기 때문입니다.자기 광에 쌀 가마가 그득히 들어 찼다고 한 끼 식사에 한 가마의 쌀을 씻어가마솥 밥을 하고 그 앞에서 숟갈질을 하는 미련 밤퉁이 부자가 있겠습니까?한 끼에 밥 한그릇을 앞에 놓고 침을 섞어가며 꼭꼭 씹어서 넘겨야 합니다.그리고 식욕이 당기면 반 공기가 한공기 더 먹을 수는 있겠지요.그리고 소나기 내리듯 밥먹는 습관도 큰 문제입니다.어떤 때는 너무 많이 먹고  또 어떤 때는 쫄쫄 굶고이러면 몸의 리듬이 깨지고 맙니다.아침에 한 두 구절의 말씀(또는 찬송가 가사)을최소한 30분 내지 한 시간 동안 읽고 또 읽고그 말씀으로 기도하고, 선포하고,자신에게 적용하고, 그 말씀 내용으로 중보기도하고....이렇게 며칠 또는 몇 달해서 "밥 먹을 때 입 안에 침이 도는 체험"을한 번쯤은 해야 합니다.이렇게 매일 아침식사만 걸르지 않고 꾸준히 잘 해도교회생활 안에서 앓는 질병의 90 퍼센트는 말끔히 치료됩니다.다른 약을 자꾸 찾아 나서고 뭐 좀 입맛 톡쏘는 특식이 없나 생각할 것이 아니라(물론 계절이 바뀌거나 아니면 몸에서 당겨서 논 팔고 소 팔아서라도먹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먹어야 하겠지요)평소에 하는 식사 특히 아침 식사시간을 좀 더 늘려잡아충분히 씹어 먹는 것이 비결입니다.그냥 엎드려 '아멘 주여 아버어지이~ 믿쓰읍니다'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눈을 뜨고 성경 내용을 쳐다 보면서 그 내용으로 기도하고, 소리내서 읽고,자신과 남에게 적용하여 빛비춤 받고 중보 기도하는 것입니다.(물론 때로는 눈을 감고 간절히 그분께 매어 달릴 때도 필요합니다.)'내가 아버지로 인하여 사는 것 같이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인하여 살리라'(요6:57).라는 말씀이 교회생활의 큰 원칙임을 보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그러니까 '나를 먹는'에 해당되는 시간들 '나로 인하여 사는' 시간들이바로 교회생활입니다.물론 앞의 먹는 것은 뒤의 생활이 있기 위한 조건입니다.항상 진리는 가까이 있습니다.게속 안 먹고 힘쓰는 천하장사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