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막이 하나없이 사방이 툭 트인고향 동네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살을 에이는 듯한 겨울 찬 바람이위이~잉 소리를 내며 불어올라치면차가운 냉기가 몇 겹이나 끼어 입은옷 속을 파고 들어왔습니다.어릴 때 제가 살던 집도 워낙 윗풍이 쎄어아침에 일어나 보면 윗묵에 떠다 놓았던냉수가 꽁꽁 얼어 붙어 있곤 했습니다.저는 어린 시절 이렇듯 추운 겨울에속옷 갈아 입는 것이 싫었습니다.겹겹이 끼어 입었던 옷들을벗어 내는 것도 번거로왔고,벗을 때 목을 조이는 것도 싫었고,비록 잠시 동안이지만새로 입는 속옷의 차가운 감촉도 싫었습니다.저더러 옷을 사서 입으라는 것도 아니고돈을 달라는 것도 아닌데,어머니는 양잿물에 삶아 하얗게 빨은 속옷을 입힐 때면저와 한차례 실갱이를 하셔야 했습니다.그런데 때가 묻어 꾀죄죄하고 가끔씩은서캐와 이가 스멀거리는 옷을 벗고,새로 빨은 속옷을 입으면당장은 차가운 감촉에 몸을 떨지만,이내 기분 좋은 개운함이 온 몸을 감싸왔던기억이 새롭습니다.아침에'아버지께서 자기 속에 생명이 있음 같이아들에게도 생명을 주어 그속에 있게 하시고'(요5:26)라는 말씀을 묵상했습니다그런데 이 아들은 부활 후 자신이'생명주는 영'이 되시어지금은 아들을 믿는 사람들에게'생명을 주고 더 풍성히 주고 계십니다'(요10:10)우리의 생명되신 그리스도(골3:4)가 날마다'새 옷'으로,'새 사람'으로,'새 창조'로...우리에게 입혀지길 원하신다는 것을깊이 느낍니다(엡4:22,23)그러나 저는 가끔씩 이런 저런 이유로저의 '낡고 때묻고 이가 스멀거리는 옷'을벗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우리 주님은 오늘도마치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처럼새 옷을 갈아 입히려고개구장이 자녀와 실갱이를 하고 계십니다.언제나 철이 들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