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엔 호수에 간다고 금요일부터 가방을 챙기고 big lunch를 요청하며 수선을 피우더니, 이번주엔 또 바닷가를 간다고 커다란 제 수영가방까지 동원하여 준비목록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단단한 준비에 나선 제 아들 조규탁.


어떤 땐 일주일 동안 준비한 숙제도 빠뜨리는 녀석이 이런 일에는 별스런 준비성을 보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저는 "아이고 신났다 신났어, 어째 그리 열심이고? 요즘은 마구 신났다네?"(약간 빈정댐^^  한편으론 대견해서^^) .. 그러면서 보통 때보다 칼로리가 더 높은 도시락을 챙겨 줍니다.


매년 term 4 가 되면 초등학교 activity의 일종인  'Waterwise'가 자주 있습니다. 호수나 바닷가에 나가 직접 한 명씩 노를 저어 카누를 타기도 하고,  돛단배를 이용하는 법도 배우며 때론 호수 가운데 아이들을 빠뜨려 구조를 하기도 또 서로 구조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이번에는 높은 파도가 이는 바닷가에서 수영이나 파도타기를 하다가 빠졌을 경우 구조되는 요령과 또 구조하는 방법을 배우는 차례 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고요. 저도 도움 요청란에 "yes"를 했다가 "엄마, 4시간 동안 파도 맞으며 바닷가에 서 있어야 해요. 힘들텐데요." 라는 아이의 염려(엄포?^^)에 그만 포기를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사방이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이라 그런지 학교에서 어릴 적부터 물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시킵니다.  웬만한 초등학교에는 학교 안에 수영장을 만들어 놓고 여름학기엔 일주일에 2~3번씩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 시키고요, 수영장이 없는 학교에선 지역 스포츠센타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학교 수업을 보고 갓 이 곳에 오신 분들은 공부를 너무  시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심지어 학교측에 더 많은 숙제와 학습을 요구하는 극성파도 가끔 있습니다. 학교측에선 무척 어리둥절해 하고요, 한국 학부모들 참 이상하다고 엄청 불만하는 교장을 만난 자매님도 있습니다(그 자매님 영어 잘하는 덕에 그런 불만까지 받았지요^^). 우리는 이 곳을 이해 못하고 이 곳 사람은 우리의 환경을 이해 못하는 데서 오는 불상사~.


외우기식 단순사고 보다는 자료를 잘 수집하고 정리하는 법에 주안을 두고, 이론 공부 열심히 하기 보다 직접 관찰하고 실험하는데 포크스를 맞추고, 그리고 살아 가는데 필요한 실지적인 현지학습과 실습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우리와 다릅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에 가면 학교마다 다양한 장비가 구비된 목공실 및 여러가지 실습실이 필수적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정말 재미있어 하네요. 날마나 즐겁다네요.^^ 
쉬는 시간마다 간식 먹고..
선생님은 친절하시고 그리고 수시로 재미있는 게임이 있고..
시험이나 숙제로 스트레스 주는 일 별로 없고..
다양한 행사와 특활활동들이 각 term 마다 진행되고..


이래서 이 곳에 온 아이들은 한국 돌아가기를 싫어하는가 봅니다. 저학년일수록..
그래서 제가 가끔 우리 아이들에게 사용하는 엄포는? - "공부 제대로 안하려면 한국 돌아가자!!" 입니다.*^^*